[다정한, 상냥한, 온화한, 평판이 좋은]

하주 걔는요, 어릴 때부터 원래 그랬어요. 걔는 좀 이상하게 적이 없었다니까요? 근데 걔 성격 좋잖아. 그건 그렇지. 그래서 그런 거 아냐? 아냐, 그런 것 치고는 좀…,  너 생각 진짜 많다. 하주 걘 걍 성격이 좋은 거겠지. 그런가? 그냥 하주 성격이 너무 좋은건가?

화목한 가정, 엄격하지만 상냥한 부모님, 사이좋은 형제자매가 있는 집안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배려가 몸에 배어있어 남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라났습니다.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있어서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서, 또래들에게는 편하고 재미있는 친구가 되기 위해, 손윗사람에게는 공손하고 예의바른 아이로 보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왔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 덕에 주변 사람들의 평도 퍽 좋은 편입니다. 하주 본인이 들으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겠지만, 다정하고 친절한 성격 탓에 인기도 꽤 있는 모양입니다. 원체 유하고 나긋한 성격 탓에 신기할 정도로 어디 하나 모난 구석 없이 두루두루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군요.

[믿을만한, 리더십 있는, 신중한, 완벽을 추구하는]

그래도 하주 걔가요, 조장 같은 것도 막 나서서 하고요. 뭐라고 하지? 그, 왜.  무리 중에 꼭 한 두명씩은 반장같은 거 하면 잘 할 것 같은 애들 있잖아요. 하주가 딱 그런 애거든요.

남들이 꺼려하는 일을 항상 먼저 나서서 도맡다보니 자연스레 무언가를 책임져야 할 일이 많이 늘었던 모양입니다. 자기가 맡은 일은 책임지고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무슨 일이든 절대 설렁설렁 대충 넘겨버리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들어온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완벽하게! 이런 까닭에 주변에서도 그를 믿고 일을 맡기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조별과제에서는 항상 조장을 도맡아하는 편. 남들을 이끌어 나가며 다 함께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이끌어 나가는 데에 재능이 있고, 또 본인도 어떤 모임의 머리로써 자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니 리더의 자리를 맡는데에 이만한 적임자가 또 있을까요.

[사교적인, 말주변이 좋은, 장난기 있는]

아, 하주 걔랑 같이 놀면 좀 재밌어요. 처음 봤을 때는 뭐라고 하지. 좀 되게 어려웠거든요? 근데 같이 몇 번 얘기해보니까 진짜 웃기고. 안 그럴 것 같이 생겨놓고 장난 엄청 많이 치더라고요. 그리고 걔 말 되게 잘해요. 좀 뭐랄까…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만… 사기꾼 같은 거 하면 잘 할 것 같고….

깊은 인간관계는 충분한 대화와 사교활동에서 비롯됩니다. 자신도 그 점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좋은 평판을 뒷받침 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그의 장난스럽고 사교적인 성격이 한 몫을 했습니다. 설득력 있는 말하기의 기본은 많은 독서량이 아닐까요? 사교적인 성격과 어릴 적부터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이 서로 조화를 이루었다고 할까요. 좌우간 그는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 말을 시작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편입니다. 말마따나 그가 마음을 먹고 사기를 쳤더라면…